캔버스에 유채 / 116×80(cm)


박윤삼

한국


진화의 단계를 거꾸로 거슬러 가다보면 바다 속에서 살았던 지구 최초의 단세포 생명체와 만나게 된다. 생명은 바다에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지금도 모든 생명들은 바다에 기대어 살아간다. 그것은 위태롭고 고단한 일이기도 하다. 바다가 주는 만큼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바다는 간혹 거두어가기도 한다.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로 머릿속이 복잡해지다 손을 먼저 움직였다.)



생명의 시작이었던 바다 위에서 고민 끝에 늙어버린, 작가를 닮은 아기가 있다. 그 뒤에는, 항해하기에 너무도 빈약한 종이배와 눈물 자국. 눈물 같은 것이 바다를 적시며 흘러와 아기를 에워싼다.

고래로 신은 인간의 형상이었고, 신을 그렸던 화가들은 신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포개어 놓곤 했다. 인간을 넘어 가는 것이 요원한 일일 수 있지만, 인간으로서 인간에 머무르며 인간을 느끼려는 결단이 인간에 내재한 생명 코드인지도 모른다.

어쩌다 혼탁한 시원의 바다 위에서 깨어난 걸까, 아기의 난감한 표정과 겸연쩍은 자태에 웃음이 터져버렸다. 가장 먼저 웃음이 터진다. 끝에는, 배를 물들이며 동 터오는 하늘. 붉은 빛.

(코멘터리: 현지예)